
서울 을지로의 이태원 참사 기억 소통 공간 별들의 집
이소선합창단이 <고백>(이경아 작사 작곡)이란 노래를 만들었다. 노래 <고백>은 올해 11월 13일로 예정되어 있는 합창단의 정기 공연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계기가 된 것은 수많은 젊은 목숨이 스러진 이태원 참사이다.
2024년 9월 22일 일요일, 이소선합창단의 몇몇 단원과 정기 공연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현아가 이태원 참사의 기억과 소통 공간인 별들의 집을 찾아 유가족들을 만났다. 유가족의 얘기를 듣는 자리였다. 이날 들은 유가족의 얘기는 영상으로 편집되어 정기 공연 때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참사로 동생을 잃었다는 함일송씨는 이 상처를 딛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묻는 질문에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다. 모르겠다는 그 말은 이태원 참사가 희생자 가족들의 삶에서 길을 지웠다는 것을 함축한다. 참사는 가족 모두의 삶에서 길을 지워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 모르겠다는 대답 뒤에 동생과 가졌던 삶의 계획들을 얘기할 때는 그 전에 그의 삶에 분명하게 길이 있었다는 사실이 역력해졌다.
참사가 아들을 앗아갔다는 간덕임씨는 “우리 아들은”이라는 말로 말문은 열었지만 그 말은 거기서 끊기고 말았다. 짧은 한 마디가 환기시킨 아들의 기억이 넘쳐나는 눈물로 쏟아지며 말들을 앞질러 나갔기 때문이다. 말을 하려면 자꾸 말보다 더 앞서 나가는 슬픔이 희생자 가족의 삶 속에 눌러 담겨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목도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 슬픔을 다독이고 이야기를 듣는데는 잠시 시간이 필요했다.
인터뷰를 지켜본 단원 중에서 소프라노 최선이가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노래에 임하는 마음의 다짐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오늘 희생자 가족들을 직접 접하고 얘기를 듣고 보니 정말 노래를 잘 불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연습해서 노래에 희생자 가족의 마음과 슬픔을 담아야 겠다는 다짐이 커졌다.”
노래 <고백>은 그날 이후로 “흐르지 않는 아득한 시간”을 말하지만 동시에 “황량한 그 밤 넘어 나에게와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그 숨결 영원히 곁에 남으리”란 노랫말로 마무리된다. 그들을 우리 곁의 사랑으로 남기면서 영원한 숨결로 다시 살려내는 것은 아마도 기억의 힘을 바탕으로 이룩해내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이루어질 것이다. 노래는 노래를 통해 기억의 힘이 되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한다. 별들의 집에는 “기억은 힘이 셉니다”라는 글귀가 걸려 있었다. 올해 이소선합창단 정기 공연의 무대에선 <고백>이 그 힘에 또다른 작은 힘을 보탤 것이다.


























































